기어가더라도 제대로

미루는 습관에 대하여 본문

생각정리

미루는 습관에 대하여

Damagucci-juice 2023. 1. 25. 19:32

내가 왜 이렇게 일들을 미루는지, 그리고 하기로 결심하더라도 실제로 시작하기까지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리는지 이야기하고자 한다. 

일단 나와 같은 문제를 겪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왜 이렇게 해야하는 일을 하기 싫은 걸까? 더 이상한 것은, 안 하면 안 할수록 시간이 부족해져서 결국엔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확률이 아주 올라간다는 것이다. 그로 인한 부담감 또한 더욱 배가 된다.
알면서 왜 이렇게 안하는 것일까? 

책 - [정리하는 뇌](대니얼 J. 레비틴, 저)에서 그 해답을 찾아봤다. 

 

미루는 습관은 당신만의 문제가 아니다. 

책에 따르면 크게 성공한 사람들 중에서 주의력결핍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토로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다행이다, 크게 성공할 자질을 갖추었다.)
창의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주의 집중 시간이 대단히 짧고 인내심이 부족해서 아주 쉽게 지루함을 느낀다고 한다. 

크게 성공한 사람들은 본인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고친 사람들이 많다. 

오스카 상을 17번 수상하고, 20살에 맥길 대학을 졸업하고, 산업 및 가스 전문 기업 레르리퀴드 기술팀을 이끌고, 25살에 하버드 MBA 학위를 딴 제이크 에버츠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는 본인의 약점을 "할 일을 뒤로 미루는 버릇"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2가지 원칙을 세웠다. 

1. 지금 당장 하기

2. 어려운 일부터 처리하기 

1번은 언제 어디에 있든 해야 할 일이 쌓이면 그냥 그 일을 하러 갔다고 한다.(파티든 가족여행이든)

2번은 하루 중에 의지력과 에너지가 가장 풍부한 아침 중에 가장 어려운 일들을 처리했다고 한다. 이를 "개구리 먹기"라고 한다. 

개구리 먹기의 예시는 누군가 해고하기, 투자자와 실랑이하기, 청구서 지불 등이다.
개구리도 먹었는데 앞으로 올 일 중에 못할 일은 없다는 태도다. 

근데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누군가를 해고하다가 기분이 안 좋아지면 하루 종일 기분이 나빠지지 않을까? 

좋은 질문이다. 그렇지만 그 어려운 일을 하루 중 언젠가로 미룬다고 생각해 보자. "해고 전화를 해야 하는데, 몇 시가 좋을까?", 혹은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덜 기분이 상하게 전달할까?" 따위의 고민 때문에 일이 도통 손에 잡히지 않을 것이다. 

이화여대 최재천 석좌교수는 자신의 저서 "최재천의 공부"에서 미루는 습관을 이렇게 고쳤다고 한다. 마감일에 쫓겨 일을 마무리하지 말고, 마감일 1주일 전에 마감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본인이 하버드 석사 시절, 기숙사 조교를 했는데 그중에 특히 성과가 좋은 학생의 습관을 벤치마킹한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하면 마감일 전까지 계속 원고를 뜯어고칠 수 있어서 글이나 과제의 질 또한 높아진다고 한다. 

미루기의 정의

미루기는 

1. 자기 조절

2. 계획

3. 충동 조절

중 어느 하나나, 이 세 가지 모두 실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른 말로, 목적에 도달하는데 도움이 되는 활동, 과제, 결정을 미루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할 일을 미루면

  • 마감 시간이 다가올수록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경험
  • 질병 치료 시기를 놓침

등을 경험한다고 한다. 정말 모두 내 이야기이다. 

"이런 성향의 사람이 더 미루는 습관을 가진다"라는 뚜렷한 형질은 없으나,
다만 독신이거나, 남성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간단한 해결책

공원, 숲, 해변, 산 등 자연환경에 나가 있으면 자기 조절 메커니즘이 회복된다고 한다.
도시보다 산속에 살면 미루는 습관이 줄어든다고 한다.(등산 나쁘지 않을지도?)

대신 도시는 정보가 많아서 창의력이 올라가기도 한다. 

미루기와 관련된 뇌의 부위

 

전전두엽이 시간 계획성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이 영역에 뇌 손상을 입고 갑자기 미루는 습관이 생겼다고 보고한 환자의 사례가 많다.

미루기의 두 가지 형태

1. 평화로운 일을 계속하기 위한 미루기

- 별다른 노력이 필요 없이 평화로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미루기이다.  예시로는 'TV 계속 보기'가 있다.

2. 재미나 즉각적인 보상이 따르는 일을 하기 위해 어려운 일을 미루기

- 다른 보상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 대게 어려운 일은 즉각적인 보상이 오기보다는 피드백이 오랜 기간 걸려서 도달한다. 

그래서 전문적이고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하는 사람들(학자, 공학자, 건축업자, 예술가) 중에
즉각적인 피드백을 얻는 취미(정원 가꾸기, 악기 연주, 요리)를 가지는 경우가 많다.

미루기의 원인 두 가지

1. 인간은 실망에 내성이 낮다

그래서 실망할 가능성이 높은 어려운 일보다 하기 쉬운 일을 먼저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가장 보람이 큰 활동이 아니라 제일 쉬운 활동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불쾌하거나 어려운 일은 뒤로 미룬다

2. 자신이 달성한 성과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평가한다. 

자존심 보호 술책(Ego-Protective Maneuver)

전반적인 자신감의 결여든, 특정 프로젝트 때문에 탄로 날 자신감 결여든 간에 그렇게 미룸으로써 자신의 평판이 위험에 내몰리는 것을 미루는 심리학적 특징 

변연계 및 즉각적인 보상을 추구하는 뇌 영역 VS 전전두엽 피질

뇌의 두 부위가 도파민에 반응하는 방식이 서로 상반된다. 변연계에서 도파민은 뇌의 자체적인 내인성 아편물질과 함께 작용해 쾌락을 느끼게 한다. 반면에 전전두엽 피질에서 도파민은 우리를 집중시킨다. 즉, 어느 쪽이 도파민 시스템을 장악하느냐가 "일을 미루느냐 즉시 하느냐"를 결정한다고 한다. 만약 본인이 일을 습관적으로 미루고 쉽고 재미있는 일만 하려 한다면, "아 나는 변연계에 도파민 시스템이 잠식당했구나"라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이런 시스템에 잠식당해도 뒤집는 방법은 존재한다. 바로 일반적인 잘못된 믿음을 바로 잡는 것이다. 그 잘못된 믿음은 두 가지다.

  1. 삶이 편해야 한다는 믿음
  2. 자신의 가치가 성공에 달려 있다는 믿음

삶이 편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무언가를 실패해도 그것이 나를 정의하는 것이 아닌 교훈으로 삼고 나아가는 자세가 필요하겠다. 

착수 장애(Initiation deficit)와 계획 곤란의 비교

착수 장애는 엄밀히 미루기의 증상은 아니다. 다만 일을 개시하는 능력의 결핍이다. 

반면에 계획 곤란은 과제를 완수하는데 요구되는 충분한 시간을 앞두고 과제를 시작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계획성의 부족으로 인해 생긴다. 

도전적인 과제를 시도하는 경우

기존에 경험해보지 못해서, 어떻게 시작할지를 몰라 일에 착수하지 못하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 과제를 부분 요소로 나눌 수 있게 지도 교사 같은 사람이 있으면 큰 도움이 된다. 

만성적으로 프로젝트를 마무리하지 못하는 사람의 심리

이만하면 됐다 싶은 수준에서 과제를 적절히 마무리할 기술이 부족해서 빚어지는 일이다. 또한 완벽주의에서 비롯되는 일이 종종 있다. 완벽주의를 가진 사람들은 자기가 일을 제대로 못 했다는 거의 강박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런 사람들의 예시는 

  • 대학원생 <-> 지도 교수의 완성된 논문과 자신의 초고를 비교함(여기서 대학원생은 박사과정을 밟는 사람들을 말하는 듯함)
  • 부하직원 <-> 감독자
    • 감독자는 부하직원에게 자신의 일을 깔끔하게 마무리되었을 때 보여줄 선택권이 있으나 부하직원은 없다. 
    • 부하직원은 자신에게 유리하게 표현할 길이 없고, 초기 단계나 중간 단계에서 일의 진척을 보여달라는 요구를 받음
    • 상사의 기대에 부응하기 어려움
    •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인식

이런 상황에 따른 제약은 능력을 말해주는 요소가 아니며, 또한 인지적 착각을 이해하면 자신을 덜 비판하도록 북돋아 줄 수 있고,
완벽주의로부터 자신을 해방시킬 수 있다고 한다. 

자신의 가치를 과제의 성과와 분리하기 

자신감이란 일찍 실패를 경험할 수도 있고, 그것도 다 과정의 일부이니 괜찮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크게 성공한 사람들은 더 많이 실패한다고 한다.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은 실패하거나 차질이 생기면 그것으로 자신의 경력이 끝장났다고 생각하고 이렇게 생각한다. "이것은 나랑 안 맞아
반면에 성공한 사람은 "목표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것을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경험으로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어. 이걸 알았으니 다시 시작할 수 있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앞길이 험하리라 예상을 하고 그런 일이 순조로운 여정을 방해하더라도 포기하지 않는다고 한다. (노긍정 선생님이 생각난다.) 그 모든 것을 과정의 일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무슨 자기 계발서처럼 적혀있긴 한데, 의심이 생길 즈음에 학술적인 근거를 제시한다. 이렇게 일이 잘못되었을 때 회복하는 능력을 '차질에 대한 회복탄력성'이라고 하며 이는 전두엽이 한 역할을 담당한다. 또 자신의 수행능력 판단에 관여는 배외측 전전두엽 피질안와피질이 한다고 한다. 이 둘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자신을 가혹하게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런 뇌 부위를 스위치처럼 꺼두면 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이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 재즈 연주자들은 이 부위를 끄고 켜는 스위치가 있나 보다. 

그래서 위에 영역들이 손상이 되면 '과도회복탄력성' 상태가 나타난다. 이 위치에 손상을 입기 전에는 눈물을 흘리지 않고는 시험문제를 다 못 풀었었는데(심지어 다 맞추면서도), 이 부위에 손상을 입으니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끝까지 문제를 풀려고 했고, 실수에 실수를 거듭하면서도 민망해하거나 낙담하는 기색조차 보이지 않았다. 기업의 CEO, 장군, 대통령 등 일명 위대한 사람이라고 일컬어지는 사람들이 실패한 숫자는 엄청나다고 한다. 회복탄력성이 이들은 좋았던 거 같다. 에디슨의 1000가지가 넘는 발명품 중에 성공한 발명품은 소수이다. 논란이 있지만 트럼프는 트럼프 보드카, 트럼프 매거진, 트럼프 에어라인, 트럼프 모기지 등 망한 벤처사업이 있고, 파산도 4번이나 하고, 대선 출마 실패도 했다고 한다. 실패도 성공만큼이나 한 것이다. 

자신감을 키우는 방법: 자신 있는 '척'하기

자신감도 유전적 기반을 가지고 있고, 인생 전반에 걸쳐 비교적 고정된 모습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환경적인 요소에도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자신감을 키우는 한 가지 효과적인 방법자신 있는 척하는 것이다. 자신감이 결여된 사람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어려워 보이는 과제에 도전하고, 일시적인 차질을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해 노력하는 등 자신감으로 가득 찬 것처럼 행동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긍정적인 피드백 고리를 형성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노력을 통해 실제로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유능감과 행위의 주체성을 구축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글 맺음.

미루는 습관이 그냥 미룬다고 생각했는데, 미루기의 형태와 원인을 알 수 있었다. 게다가 주의력 결핍, 과제의 난이도, 회복탄력성 등에 영향을 받는다니 신기했다. 또한 전전두엽이 집중과 계획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새해에 다짐이나 목표를 세우는 분들이 많은데, 하루 이틀 미루다 보면 결국에 안 하게 되는 게 사람 사는 모습인 듯하다. 나 또한 많이 미루고 그만두고 했는데 새해에는 작은 시스템들을 꾸준하게 실행하면서 미루는 습관도 고쳐나갔으면 좋겠다. 

자신 있는 '척'만 해도 자신감을 기를 수 있다니 새해에는 척이라도 해봐야겠다. 

'생각정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은 쉽니다.  (0) 2023.02.09
행복을 찾아서  (0) 2023.01.28
🚀 좋은 개발자가 될 수 밖에 없는 시스템  (5) 2022.07.10
앞으로 공부 계획  (6) 2022.06.28
회사 고르는 기준  (3) 2022.04.14
Comments